공동체의 사가 · 한국어판 · N. 01
세 개의 면도날. 단 하나의 피
나의 할아버지는 언젠가 누군가 자신에 대해 쓰리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나의 아버지는 언젠가 누군가 자신의 어떤 선택들의 의미를 찾으리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나는, 오랫동안, 이야기라는 것이 존재하는 줄조차 몰랐다. 오직 나날들만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평범한 나날들. 건너가야 할 나날들. 일, 문제, 고객, 책임, 전화, 여행, 지켜진 약속과 미결로 남은 약속들로 이루어진 나날들. 세상의 수백만 사람들처럼. 위대한 이야기들은 거의 언제나 잘못된 방식으로 이야기된다. 끝에서부터 시작한다. 결과를 보여준다. 성공을 과시한다. 삶을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필연적으로 이어지는 직선으로 바꾸어 놓는다. 현실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현실은 보이지 않는 건너감들의 집합이다. 아버지가 자신도 모르게 가르침 하나를 전하는 순간을 아무도 보지 못한다. 아들이 그것을 간직하기로 결심하는 순간을 아무도 보지 못한다. 하나의 원칙이 한 세대를 가로질러 다른 세대를 찾아가는 순간을 아무도 보지 못한다. 그러나 오래가는 이야기들이 태어나는 곳은 바로 거기다. 조명 속이 아니다.
침묵 속이다. 오랜 세월 동안 나는 우리 가족 삼대와 Gillette 사이의 인연이 그저 직업적인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하나의 회사. 하나의 일. 하나의 경력. 여느 것과 같은 하나의 길. 그러다 시간이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점들을 이었다. 일어날 때는 동떨어져 보이는 사건들을 가까이 놓았다. 보이지 않는 기하학을 세웠다. 그리고 천천히 나는 진짜 주인공이 회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연속성이었다. 브랜드는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바뀔 수 있다. 제품은 바뀔 수 있다. 심지어 세상도 바뀔 수 있다. 그러나 허락을 구하지 않고 모든 것을 가로지르는 가치들이 존재한다. 규율. 준 약속. 책임. 일을 마주하는 존엄. 자신의 이름이 자신의 직위보다 더 가치 있다는 생각. 이런 것들은 결산서에 나타나지 않는다. 이력서에 나타나지 않는다. 신문 표제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들은 한 삶이 세워지는 보이지 않는 주춧돌이다. 나는 길 위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을 기억한다. 어떤 이들은 비범했다. 어떤 이들은 잊혔다. 어떤 이들은 힘이 있었다.
어떤 이들은 연약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나는 한 가지를 알아차렸다. 겉의 차이는 어마어마했다. 속의 차이는 훨씬 덜했다. 어디를 가든, 어느 나라에서 일하든, 나는 언제나 같은 질문들과 씨름하는 남자와 여자들을 만났다. 어떻게 약속을 지킬 것인가. 어떻게 가족을 지킬 것인가. 어떻게 상실을 마주할 것인가. 포기하는 편이 더 쉬울 때 어떻게 버티고 서 있을 것인가. 어떻게 계속할 것인가. 언제나 오직 이것뿐이다. 계속하는 것. 아마 그래서 이 이야기가 서로 다른 문화들을 건너갈 수 있는 것이다. 회사에 대해 말하기 때문이 아니다. 나에 대해 말하기 때문이 아니다. 모든 인간이 알아보는 무언가에 대해 말하기 때문이다. 유산. 경제적인 것이 아니다. 물질적인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것. 서명 없이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건너가는 것. 어떤 공증인도 증명할 수 없는 것. 어려운 순간에 내린 결정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 지켜진 한 마디 말 속에서. 받아들인 희생 속에서. 증인 없이 이루어진 포기 속에서. 더 젊었을 때 나는 목표가 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얻는 것. 쟁취하는 것. 이기는 것. 오늘 나는 더 이상 그렇게 확신하지 않는다. 오늘 나는 한 삶의 진정한 척도는 다른 것이라고 믿는다. 소음이 끝났을 때 무엇이 남는가? 직함들이 사라졌을 때 무엇이 살아남는가? 사람들이 더 이상 없을 때 무엇이 계속 걸어가는가? 내가 찾은 대답은 단순하다. 우리가 물려준 것이 남는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가르친 것이 남는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대한 방식이 남는다. 우리가 되어버린 것이 남는다. 그리고 피가 남는다. 생물학적인 피가 아니다. 혈연의 피가 아니다. 도덕적 연속성으로서의 피. 실로서. 소속으로서. 걸어가는 기억으로서. 그래서 이 이야기는 제품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브랜드로 시작하지 않는다. 한 사람으로 시작하지도 않는다. 하나의 건너감으로 시작한다. 시간을 가로지르는 보이지 않는 바통.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한 손에서 다른 손으로. 한 이름에서 다른 이름으로. 세 남자. 세 시대. 세 갈래의 다른 길. 단 하나의 실. 세 개의 면도날. 단 하나의 피. 그리고 나머지 모든 것은 그 뒤에 온다.
Ferdinando Frega
Gillette M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