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의 값은 얼마인가

공동체의 사가 · 한국어판  ·  N. 09

의무의 값은 얼마인가


젊을 때 의무는 우리에게 엄한 말로 다가온다. 규칙의 소리를 지닌다. 포기의. 의무 조항의. 모험의 매혹이 없다. 성공의 빛깔이 없다. 행복의 언어조차 없다. 그래서 의무를 꿈꾸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은 결과를 꿈꾼다. 목표 지점을. 정복을. 인정을. 의무는 나중에 온다. 조용히. 그리고 나머지 모든 것보다 오래 남는다. 여러 해 동안 나 역시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눈에 보이는 부분이라고 믿었다. 승진들. 변화들. 중요한 결정들. 승리들. 그러다 시간이 어떤 교본도 설명할 수 없었을 무언가를 내게 가르쳤다. 한 사람의 삶은 특별한 날들로 재어지지 않는다. 평범한 날들로 재어진다. 아무도 보지 않는 날들로. 그저 해야 할 일을 해야 하는 날들로. 하고 싶지 않을 때에도. 지쳐 있을 때에도. 세상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할 때에도. 의무는 거기에 산다. 연속성 안에 깃들어 있다. 열광 안이 아니라. 욕망과 의무가 반대 방향으로 걷던 순간들을 많이 기억한다. 누구나 아는 상황들이다. 멈추고 싶다. 그러나 계속해야 한다. 떠나고 싶다. 그러나 누군가 너를 믿고 기대고 있다. 너 자신을 생각하고 싶다. 그러나 책임이 다른 쪽에서 부른다. 그런 순간에 삶은 단순하고 가차 없는 질문 하나를 던진다. 아무도 옳은 일을 하라고 강요하지 않을 때 너는 누구인가? 대답은 말에서 오지 않는다. 행동에서 온다.

나는 의무에 값이 있다는 것을 일찍 배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비싼 값. 시간을 치르게 한다. 기력을 치르게 한다. 기회를 치르게 한다. 때로는 우리 꿈의 일부까지 치르게 한다. 무언가를 위한 모든 선택은 피할 수 없이 다른 무언가의 포기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값 없는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값을 치를지 선택하는 사람들이 존재할 뿐이다. 경력을 위해 가족을 희생하는 남자들을 보았다. 그리고 가족을 위해 경력을 희생하는 이들을. 자유의 이름으로 안전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리고 안전의 이름으로 자유를 포기하는 이들을. 삶은 공짜 상을 나누어주지 않는다. 언제나 무언가를 다른 무언가와 맞바꾼다. 이 자각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꾼다. 특히 판단하기를 그만둘 때. 모든 선택 뒤에는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는 보이지 않는 전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든 책임 뒤에는 사적인 값이 존재한다. 모든 겉보기 성공 뒤에는 흔히 알려지지 않은 포기들이 존재한다. 해가 지나면서 나는 자신의 희생을 말하는 이를 덜 존경하고 그것을 침묵 속에 사는 이를 훨씬 더 존경하기 시작했다. 정말로 책임 있는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를 즐기지 않는다. 자신에게 달린 것을 버티고 서 있게 하느라 너무 바쁘다. 한 가족. 한 조직. 한 공동체. 한 계획. 한 약속.

청하지 않고도 기둥이 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어느 날 돌아보면 다른 이들이 자신에게 기대고 있음을 발견한다. 자식들. 부모들. 협력자들. 친구들. 연약한 사람들. 길 잃은 사람들. 안정을 찾는 사람들. 그 지점에서 의무는 이론이기를 멈춘다. 날마다의 존재가 된다. 언제나 편하지는 않은 존재. 그러나 사물에 의미를 주는 존재. 이해하는 데 여러 해가 걸린 가르침 하나를 기억한다. 의무는 복종에서 태어나지 않는다. 사랑에서 태어난다. 이 차이가 모든 것을 바꾼다. 무언가를 사랑하면, 그것을 돌본다. 그것을 돌보면, 책임 있는 사람이 된다. 책임 있는 사람이 되면, 무게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무게는, 천천히, 너의 일부가 된다. 그래서 삶의 가장 중요한 의무들은 강요될 수 없다. 받아들여질 수 있을 뿐이다. 어떤 법도 사랑하라고 강제할 수 없다. 어떤 규칙도 존재로 머무르라고 강제할 수 없다. 어떤 권위도 떠나는 편이 더 쉬울 때 남으라고 강제할 수 없다. 이것들은 내면의 결정이다. 그리고 그 어떤 외부의 강요보다 값지다. 의무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지 여러 번 자문했다. 오늘 나는 그 질문이 틀렸다고 믿는다. 의무는 우리를 행복하게 하려고 만들어지지 않았다. 우리를 믿을 만하게 하려고 만들어졌다. 행복은 오고 간다. 믿음직함은 남는다. 그리고 그것이 사람들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삶에서 세우는 것은 크게 이 신뢰에 달려 있다. 어떤 가족도 신뢰 없이 버티지 못한다. 어떤 우정도 신뢰 없이 지속되지 않는다. 어떤 조직도 신뢰 없이 자라지 않는다. 어떤 관계도 신뢰 없이 살아남지 못한다. 그리고 신뢰는 거의 언제나 같은 질문에서 태어난다. “이 사람은 필요할 때 있어 줄 것인가?” 편리할 때가 아니다. 쉬울 때가 아니다. 필요할 때다. 시간이 지나며 나는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의 진짜 가치가 무엇보다 거기에서 드러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성공에서가 아니다. 연설에서가 아니다. 의도에서가 아니다. 존재에서. 믿음직함에서. 연속성에서. 계속 있어 주는 이의 조용한 용기에서. 가장 나쁜 날들에도. 의무의 값은 얼마인가? 많이 치르게 한다. 때로는 우리가 바라는 것보다 더. 그러나 저버림보다는 한없이 덜 치르게 한다. 받아들인 책임의 값은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반한 책임의 값은 그보다 더 비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누구에게나 언젠가 그렇듯, 우리는 우리가 지킨 안락을 기억하지 않는다. 우리가 보호한 사람들을 기억한다. 우리가 지킨 약속들을. 우리가 짊어지기로 선택한 무게들을. 그리고 바로 거기, 희생만 존재하는 듯 보이던 자리에, 우리 삶의 가장 깊은 의미가 숨어 있었음을 발견한다.


Ferdinando Frega
Gillette M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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