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이지 않게 남기는 것

공동체의 사가 · 한국어판  ·  N. 19

우리가 보이지 않게 남기는 것


뒤늦게 찾아오는 질문 하나가 있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늦게. 젊을 때 우리는 삶에게 무엇을 얻어 낼 수 있을지 묻는다. 어른이 되어서는 무엇을 지켜 낼 수 있을지 묻는다. 여러 해가 지난 뒤에야 우리는 다른 것을 자문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더 이상 여기 없을 때 무엇이 남을 것인가? 좀처럼 소리 내어 발음되지 않는 질문이다. 어쩌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현재 너머를 바라보도록 강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누구도 자신의 부재와 마주하기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그 질문은 온다. 언제나. 조만간 오고야 만다. 오랫동안 나는 유산이 눈에 보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했다. 작품 하나. 회사 하나. 집 한 채. 책 한 권. 성과 하나. 가리켜 보이고 알아볼 수 있는 무엇. 그러다 시간이 내게 더 깊은 진실을 보여주었다. 우리가 남기는 가장 중요한 것들은 보이지 않는다. 재산 목록에 나타나지 않는다. 결산서에 들어가지 않는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그런데도 계속 살아간다. 책 한 권 쓴 적 없이 수십 명의 삶을 바꾼 사람들을 나는 만났다. 큰 조직을 이끌어 본 적 없이 가족 전체에 지울 수 없는 자국을 남긴 사람들. 어떤 백과사전에도 실리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자기 행동의 결과들을 통해 계속 존재하는 사람들. 이 발견은 성공을 바라보는 나의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성공은 보이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반면 진정한 유산은 흔히 그늘에서 일한다.

우리의 부모를 생각해 보라. 우리의 스승들을. 몇 달 만난 것이 전부인데도 수십 년 동안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어떤 사람들을. 그들 중 많은 이는 자신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들은 말했다. 행동했다. 살았다. 그리고 무언가가 남았다. 오늘까지도 계속되는 무언가가. 이것이 인간 역사의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가장 큰 부분. 가장 덜 이야기되는 부분. 가장 강력한 부분. 세월이 흐르면서 나는 나 자신의 선택들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더 이상 이렇게만 자문하지 않았다: “나는 무엇을 짓고 있는가?” 이렇게 자문했다: “나는 무엇을 전하고 있는가?” 그 차이는 미묘하다. 그러나 모든 것을 바꾼다. 짓는 것은 현재에 관한 일이다. 전하는 것은 미래에 관한 일이다. 그리고 미래에는 언제나 우리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자식들. 손주들. 독자들. 친구들. 낯선 사람들. 언젠가 우리가 뒤에 남긴 무언가와 만나게 될 사람들. 그들은 우리가 누구였는지 모를 것이다. 모든 세부를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결과를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우리를 대신해 말할 것이다. 직업 인생 동안 나는 프로젝트들이 태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회사들이 성장하고 변하는 것을. 시장들이 변모하는 것을.

기술들이 낡은 것이 되는 것을. 영원해 보이던 모든 것이 잠정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처음에는 이 현실이 나를 불안하게 했다. 그러다 그것이 해방적이라고 느끼기 시작했다. 정말로 지속되는 것을 다른 곳에서 찾도록 나를 몰아붙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속되는 것은 우리가 소유하는 것과 거의 일치하지 않는다. 우리가 건네주는 것과 일치한다. 문장 하나. 원칙 하나. 본보기 하나. 몸짓 하나. 존재의 한 형태. 우리가 전하는 것은 우리가 더 이상 곁에서 동행하지 못할 때에도 계속 여행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 속에서,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들의 조각을 다시 발견하는 일이 잦았다. 어떤 사고방식. 어떤 감수성. 어떤 형태의 아이러니. 어떤 가르침. 그런 순간마다 나는 한 가지를 깨달았다. 사람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들의 일부는 계속 세상 속을 움직인다. 추억으로서가 아니라. 영향으로서.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 가장 진정한 형태의 지속인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점차 자기 유산의 겉모습에 흥미를 잃는다. 그 품질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얼마나 큰지는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참된지가 중요하다. 진심으로 전해진 작은 진실 하나가 허영으로 세워진 거대한 건축물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역사는 그런 예로 가득하다. 기념비적인 작품들은 부서져 내린다. 원칙들은 계속 여행한다. 구조들은 변한다.

가치들은 살아남는다. 그래서 오늘 나는 모든 관계를 씨뿌리기의 한 형태로 여긴다. 무엇이 정말로 자라날지 우리는 결코 알지 못한다. 어떤 말이 남을지 결코 알지 못한다. 어떤 몸짓이 기억될지. 어떤 본보기가 본받아질지. 우리는 다만 진정성 있게 행동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시간이 하도록 맡길 뿐이다. 삶의 끝에 이르러, 승리의 정확한 숫자를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고 나는 믿는다. 상세한 성과를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직함을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반면 많은 이들이 자신이 어떻게 대우받았는지를 기억한다. 어떻게 맞아들여졌는지. 어떻게 존중받았는지. 어떻게 사랑받았는지. 이것이 보이지 않는 유산이다. 사진에 나타나지 않는 유산. 박수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유산. 주목을 구하지 않는 유산. 그런데도 가장 오래 버티는 부분이다. 오늘 뒤를 돌아보며, 나는 한 삶이 이룬 것만으로 측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다른 사람들 안에서 계속 살아가는 것으로도 측정된다. 우리가 전한 생각들 속에서. 우리가 도운 사람들 속에서. 우리가 지킨 존엄 속에서. 우리가 만들어 낸 신뢰 속에서. 우리가 일깨운 용기 속에서. 모두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모두 실재하는 것들이다. 어쩌면 그 무엇보다 실재하는 것들. 시간이 거의 모든 것을 가져가 버렸을 때, 남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이지 않게 남긴 것.


Ferdinando Frega
Gillette M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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