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 of Attraction · 한국어판 · No. 08
기억이 도착하기 전에
아이가 태어나면 모두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눈이다.
우리는 요람 위로 몸을 숙이고, 더 가까이 다가가, 색깔을 찾는다.
엄마의 눈일까?
아빠의 눈일까?
그러다 의사나 간호사가 다가와 아무도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말을 한다. 색깔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고. 처음에는 거의 모두가 같다고. 회색, 바랜 파랑,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한 사람의 색.
원래 그런 것이니까.
삶의 처음에 시선은 보편적이다.
그것은 비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채우는 데 몇 달이 걸린다.
홍채는 천천히 일한다. 갈색을 조금, 초록을 조금, 검정을 조금 깔아 놓는다. 마치 몸이 어떤 눈으로 세상을 볼지 정하기 전에, 자기가 바라보아야 할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알게 되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나는 늘 그 뒤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 왔다.
우리는 그 빈 시선을 지닌 채 계속 태어난다.
그리고 남은 시간을 그것을 채우는 데 쓴다.
모든 경험은 흔적을 남긴다.
모든 기쁨은 색조 하나를 더한다.
모든 슬픔은 또 하나를 더한다.
그렇게,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눈은 몸의 일부이기를 멈추고 하나의 기록 보관소가 된다.
말 없는 기억.
그러다 단순하고 잔인한 진실을 깨닫는 순간이 온다. 우리는 흔히 더는 사람을 바라볼 수 없게 되었을 때에야 그 사람을 진정으로 본다는 것.
그때 기억이 우리를 데리고 돌아간다.
하지 못한 한마디로.
미루어 둔 전화 한 통으로.
할 수 있었던 방문으로.
당연하게 여겼던 포옹으로.
아니, 나는 정신을 잃지 않았다.
“독자여, 조금만 더 참고 나의 생각을 따라와 주길.”
떠난 사람들을, 그리고 그들에게 하고 싶었거나 해 주고 싶었던 것들을 우리는 얼마나 자주 생각하는가?
누구에게나 있었던 일이다.
그리고 또 있을 일이다.
오늘 더는 여기 없는 누군가와 이야기할 수 있다면, 나는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 나의 조부모, 나의 누나, 가까운 친구 하나를 고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시작할 것이다.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신이 받아야 마땅했던 시간을 드리지 못했다면 용서해 주세요.
언젠가 나 역시 당신과 같은 길을 걷게 되리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나의 급한 일들과 목표들과 일상의 이기심을 좇아 계속 달려갔다면 용서해 주세요.”
그러면 마음은 더 멀리 여행한다.
몇 세기를 건넌다.
나는 예수를 만나고 싶다. 질문을 하려는 게 아니라, 그저 그의 말을 듣고 싶어서.
나는 갈릴레오 갈릴레이, 아인슈타인, 마키아벨리, 미켈란젤로, 단테 알리기에리, 피에트렐치나의 비오 신부, 키플링, 존 피츠제럴드 케네디를 만나고 싶다 — 그리고 아래층 채소 가게 주인을, 선술집 주인과 함께.
그리고 그다음에는, 거의 마법에 걸린 듯, 세상의 모든 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차별 없이.
그들 하나하나가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테니까.
다른 관점.
다른 이야기.
다른 진실.
그런데도 두 발을 단단히 땅에 딛고 다시 내려오면, 나에게 아름다워 보이는 하나의 평행선에 이르게 된다.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것, 우리가 가치 있다고 믿는 모든 것, 다른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남길 수 있을 모든 것이 제때 사람들과 나누어지지 않는다면, 언제나 같은 일이 일어난다.
누군가 이렇게 말할 날이 온다.
“아쉽다. 그를 만나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그의 말을 들어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고 싶었는데.”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책임은 결코 만드는 사람에게만 있지 않다.
흔히 그 책임은 제때 보여 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있다 — 그리고 여기서도 언제나처럼 여자들이 대가다. 그들은 보이는 법을 안다.
그리고 무엇이 보일지 결정하는 이들에게 있다. 웹이다. Google이 당신에게 노출을 주지 않으면 아무도 당신을 읽지 않는다 — 돈을 내지 않는 한.
사람들이 바로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는 이들에게.
기억은 거의 언제나 나중에 도착하니까.
반면 시선은, 운이 좋다면, 제때 도착한다.
Ferdina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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